리비아: 미국의 고민 2 - 도대체 카다피를 날리면 누가 나타날까? 세계와중동

미국 입장에서 리비아 군사개입을 끝까지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다른 하나는 과연 카다피에 대항하는 반군 세력의 정체가 무엇이며 그 안에서의 권력 역학관계가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가 불투명 했기 때문이었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최선을 다해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다. 쉽지 않다" 고 커멘트 했던 것처럼, 자칫 카다피를 날리고 나서 들어선 정권이 반미, 반서구 성향을 갖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염두에 둔 맥락이었다. 튀니지나 이집트처럼 전국민의 90% 이상이 요구한 민주화 혁명과는 달리, 리비아는 부족과 연계된 지역갈등이 폭발하며 현 상황이 발행했다. 따라서 동부 지역의 반정부 세력이 과연 누구이고 어떤 성향인가에 관한 파악은 향후 리비아의 미래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사실 반군의 거점 벵가지에서 토부룩으로 이어지는 동부 키레나이카 지중해 연안지방 한 가운데 위치한 데르나 (Dernah) 시는 과거부터 알 카에다 또는 무슬림 형제단에 연계된 젊은이들이 잔뜩 양산된 곳으로 유명하다. 지역 자체가 카다피에 의해 탄압당하고 저개발 상태가 유지되다보니 불만 가진 젊은이들이 극단주의 세력에 자주 포섭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어떤 형태로든 반군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 경우 카다피가 광기에 어려 내뱉던 '알 카에다'의 배후 조종설 자체가 아주 근거 없는게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핵포기 이후 리비아는 미국에게 매우 든든한 파트너 역을 자임해왔다. 실제로 알 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 (마그레브 지부) 를 약화시키는데 카다피는 충실한 협력자였다. 인권이다 뭐다 잡음은 좀 불거지지만, 그래도 북아프리카에 든든한 반테러동맹 우군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한시름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하며 미국도 급당황 모드에 들어간 것이었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은 결코 현실성있는 대안이 아니라고 완강히 반대했고, 결국 끝까지 고민을 했지만 유엔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동참했고, 이제 토마호크 미사일을 날렸다. 발을 들였다. 

사담 후세인을 날렸더니 민주주의가 자동으로 뿌리내린것이 아니라 엄청난 유혈사태를 겪었고, 오히려 이란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던 이라크에서의 뼈져린 아픔을 다시 되풀이 할지도 모른다는 트라우마가 작동하며 미국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대량 학살 조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개입했지만... 이 부분에 관한 미국의 두려움과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